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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사태 희생자 400명…하마스 '결사항전' 다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닷새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희생자 수가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계속되자 '결사 항전'을 다짐했고,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은 더 큰 희생을 초래할 것이라며 양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31일 가자지구와 이집트 접경지역의 땅굴에 대한 공습은 팔레스타인의 무기 밀반입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면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공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고위 당국자는 공군이 '벙커 버스터' 폭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이번 공습의 목적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무기를 밀반입하는 땅굴을 모두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지금까지의 공습으로 목적이 이뤄졌다면 좋겠지만 "다른 터널에서 무장세력이 발견되면 다시 돌아가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난 27일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세차례 대규모로 출격, 지반을 뚫을 수 있는 폭탄을 투하해 터널을 파괴했다고 전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에 맞서 31일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감행한다면 결사항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인 무시르 알-마스리는 AFP통신과의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 하마스는 이미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결사항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하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진짜 '모험'이 될 것"이라며 "그들을 놀라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가자지구의 긴급구호를 위해 국제사회에 3천400만달러의 지원을 호소했다. UNRWA 카렌 아부자이드 대표는 31일 가자지구 내에 위치한 UNRW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4개월간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위해 이같은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가자지구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응답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긴급의료센터 책임자에 따르면 1일 오전(현지시각) 현재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시작된 이래 팔레스타인 사망자수는 398명, 부상자 수는 2천여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사태를 심각히 우려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31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매우 큰 희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하면서, 구호요원들의 가자지구 접근을 보장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적십자사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민간인에 어떤 공격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 대법원은 이스라엘 정부가 외국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취재를 허용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1일 보도했다. 예루살렘의 해외언론인연합회는 두 달 가량 전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취재 접근이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금지되자 이스라엘 법원에 취재 허용을 요구하는 탄원을 제기했었다. (예루살렘.런던 로이터.AFP=연합뉴스)

2008-12-31

시험대 오른 오바마 중동정책…팔레스타인 사태 침묵 속 '신중 모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겨냥 가자 지구를 공습함으로써 시작된 팔레스타인 사태가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29일 3일째 가자 지구를 공습한 데 이어 하마스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 결심만 서면 언제든 탱크를 앞세우고 가자 지구로 지상군을 투입할 태세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등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오바마가 이번 사태를 그냥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당국으로부터 소상히 보고를 받으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오바마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차기 국무장관 내정자 등과 이번 사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차기 정부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자 오바마 진영은 직접 개입하는 모습은 가급적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오바마의 핵심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전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견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미국을 대표해 말할 사람은 부시 대통령 한 명 뿐"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오바마는 그동안 대통령에 취임하면 중동평화 문제를 정책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밝혀왔는데 이번 사태 해결 방향이 향후 오바마의 중동정책을 시사하는 사례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진영은 조심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오바마는 지난 7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인 스데롯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제 정권을 넘겨받는 오바마로선 이스라엘에 치우치거나 역대 정권에 비해 이스라엘을 경시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면 중동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이스라엘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협상테이블로 나오도록 신뢰감을 심어줘야 하는 것이다. 오바마의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또 어떤 공식적인 결정을 갖고 복잡하게 꼬인 중동문제 해결책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20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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